사패산 산행
집에서 운석 피하기 게임 마무리를 하다가
코딩도 잘 안 되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산책을 좀 하면서 머리 좀 식히면 괜찮을까 고민을 했다.
매번 가을이 올 때마다 '단풍구경 가야지 가야지' 결심만 하고
한 번도 제대로 간 적도 없고
인터넷에서 등산=불륜
뭐 이런 풍문을 읽은 것도 있고 해서
진짜 그런가 구경(?)도 할 겸
집 뒷편에 있는 사패산 정복을 목표로
등산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연히 나는 아싸라 혼자 가기로 했다.
몇 명 없는 친구들 불러 봤자 등산 간다고 하면
'어~ 그래.. 잘 다녀와.' 하고 끊을 가능성 5만 8천 퍼센트
그냥 쿨하게 혼자 등산하기로 결정!!!
집 앞 마트에서 정상에서 음미할 달달한 렛츠비 커피와
산 중간중간마다 수분 섭취를 위한 물 한통을 샀다.
사패산 정복에 제일 힘든 코스는 바로 호암사까지 가는 것이다.
이 코스가 경사가 장난이 없다.
사진에 보이는 저 가파른 도로를 따라 2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이 각도를 이겨내고 호암사를 정복해야만 사패산을 정복할 수 있는 티켓을 받는다고나 할까...
20분 동안 저 경사를 이겨내고 드디어 호암사에 도착했다.
안타깝지만 올라가는 동안 불륜(?)으로 의심되는 커플은 단 한 명도 볼 수가 없었다.
생각해 보니 호원동에는 러브호텔 이런 게 없다.
'주변 인프라가 불륜의 성지로 거듭나기에는 부족하구나...'
좋은 구경은 수락산이나 북한산을 정복할 때 확인하기로 하고
원래 목표인 사패산 정복을 위해 다시 걸었다.
원래 보려고 했던 좋은(?) 구경은 못 했으나
등산 중간에 의정부 시내를 내려다 보니 기분이 훨씬 좋아졌다.
의정부에 산지 9년이 다 되어가지만
한 번도 번화가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높은 곳에서 바라보니 의정부가 엄청 발전한 도시로 보인다.
오늘은 하늘도 맑아서 내 폰 카메라가 그리 좋지 않은데도 사진이 엄청 잘 나왔다.
단풍이 좀 많을 때 왔으면 좋은 사진을 많이 건질 수 있을 텐데...
대략 1시간 30분 정도 부지런히 올라가니 금세 정상이 보였다.
2시간 걸려서 사패산 정상 정복했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아서 놀랐다.
배가 너무 고파서 커피랑 초코파이 한 개를 바로 흡입ㅎ
생각보다 다리가 아프지는 않았는데
등산화랑 등산양말 없이 등반했더니
발톱이랑 발가락 너무 아팠다.
다음번에는 장비를 좀 갖추고 수락산, 북한산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