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재라도 해서 HD 버전으로 보고 싶었는데...전체 full 버전을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곳이 없다.
무협영화 보면 절정의 숨은 고수들이 한명씩 등장하면서 자기만의 초식을 펼치며 주인공에게 무공을 전수해주는 그런 장면이 종종 나온다.
그리고 영화 끝에 가면 그동안 주인공을 가르쳐 준 고수들이 차례대로 나오면서 '이 녀석아! 내가 알려준 걸 써야지.' 이렇게 한마디씩 훈수(?)질을 하며 결국 주인공은 악당을 물리치는 그런 스토리의 무협영화
오늘 소개할 '부에노비스타 소셜클럽'은 그런 무협 영화와 흐름이 조금 비슷하다.
1953년 쿠바 혁명 이후 '부에노비스타 소셜클럽' 이라는 쿠바에서 가장 핫했던 클럽은 문을 닫는다.
그곳에서는 쿠바의 전통음악을 노래하고 연주하는 음악가들이 많았는데 클럽 문이 닫히며 모두 실업자가 되고 만다.
혁명 이후, 전통 음악을 살려주겠다는 '카스트로'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독재자는 오로지 야구에만 관심을 가질 뿐이었다.
거기에 사람들은 외국에서 유입된 북미의 팝 뮤직과 남미의 살사와 같은 장르에 빠지게 되면서 쿠바 전통 음악은 찬밥 신세가 되고 만다.
전통음악을 연주하던 이들은 생계를 위해 길거리에서 담배나 복권을 팔거나 학원 피아노 연주자, 기타 수리를 하는 등등 오랫동안 힘겨운 삶을 보내게 된다.
평소 쿠바 전통 음악에 관심이 많던 미국의 프로듀서 라이쿠거는 쿠바의 전통 음악을 앨범으로 내고 싶어한다. 그래서 직접 쿠바로 넘어가 '부에노비스타 소셜클럽'에서 활동했던 전설적인 음악가들을 찾아 나선다.
라이쿠거가 찾은 쿠바 전통 음악의 전설들은 정말 순수한 사람들이었다. 창법이나 연주 그 모든게 너무나도 옛스러운 사람들.... 요즘 가수들처럼 소속사에서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적도 없기에 세련된 기교 따위는 아예 부릴 줄 모른다.
그럼에도 그들의 음악은 전혀 촌스럽지가 않다. 클래식한 현악기와 아프리카 전통 악기를 기본으로 재즈의 향과 클래식한 맛이 나면서도 톡톡 튀는 아프리카의 리듬에 남미의 산만함도 느껴진다. 그래서 쿠바 전통 음악은 참 오묘하다. 느린 노래도 기쁘게 들리고 빠른 노래도 슬프게 들리는 마법을 부린다. 흥겨움을 줄 곧 유지하는 드럼은 같은 리듬인데도 그 감정의 굴곡이 다르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런 면에서 중독성이 꽤나 강하다. 실제로 메인 테마곡은 들을 때는 큰 감흥이 없었는데 영화 끝날 때가 되면 멜로디가 갑자기 머릿 속에 '훅' 들어온다. 나야~ 쿠바전통음악..요런 느낌이랄까?
예산과 비자 문제로 고작 6일 동안 급하게 녹음된 음반이지만 그들의 음악은 특유의 독특함을 인정받고 전 세계적으로 큰 히트를 치게 된다. 그리고 음반에 참여한 모든 멤버들은 미국 카네기 홀에서 공연도 하게 된다. 마치 영화처럼 말이다.
그렇게 그들의 음악은 다큐로 시작해서 영화가 되었다. 그리고 2022년 미국 의회도서관은 그들의 음악을 영구 보존 앨범으로 등재하며 이제는 전설로 남게 된다.
독특한 제 3세계의 음악을 느껴보고 싶다면 유투브에서 부에노비스타 소셜클럽을 한번 검색해서 들어보길 추천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