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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있는 나날 - 끝이 또 시작인 이야기 본문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한석규와 심은하가
병원에서 만나 서로 끌어안고
눈물을 쏟아내면서 끝났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해 본다.
영화 <라라랜드>의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이
상상 속에서 아닌
실제로 결혼하고 함께 재즈바를 운영하며
알콩달콩 행복하게 사는 엔딩이었다면
어땠을까도 생각해 본다.
...
<8월의 크리스마스>가
만약 그렇게 끝났더라면
눈물 콧물 쏟아내는 흔한 신파물이 됐을 것이다.
<라라랜드>가
만약 그렇게 끝났더라면,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해피엔딩 영화로 치부됐을 가능성이 크다.
좋은 음악 덕분에 흥행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지금처럼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며
명작으로 기억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끝이 곧 시작인 작품들이 있다.
그런 작품들의 공통점은
마지막 장면의 여운이 너무도 강렬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한동안 흔들어 놓는다는 것이다.
영화는 끝이 났지만
보는 이의 마음 속에는
아직 이야기가 끝나질 않고 남아 있다.
'남아있는 나날'
이 소설이 대단한 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오직 텍스트의 힘만으로
그런 긴 여운을 준다는 점이다.
시각, 청각 그 어떤 다른 감각을 자극하지 않고
오롯이 작가의 필력과 상상력만으로
이 어려운 걸 해냈다.
심지어 젊은 남녀 사랑 이야기도 아니다.
노년이 된 한 남자 집사와
그의 밑에서 오래 전에 일했던
여자 보조 집사의 재회를 다룬 이야기다.
그 둘의 2~3시간 남짓한 짧은 만남과
재회하기까지 단 5일간의 여정 속에서
드문 드문 옛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이렇게 깊은 여운을 진하게 우려냈다.
맨부커상, 퓰리처상
이런 유명한 상을 받았다는
소설을 많이 읽어 봤지만
'아~ 이래서 상을 받았구나' 라고
감탄한 적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감탄이 절로 나왔다.
'남아있는 나날'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는 얘기를 듣고
1993년에 개봉한 오래된 영화를 찾았다.
주인공 집사 스티븐슨의
썰렁한 개그를 다듬어 지금 모시는 주인님을 놀라게 해주려는
그의 마지막 다짐을
영화는 어떻게 그려냈을지 너무도 궁금해
바로 결재하고 대여를 하려다 잠시 멈춰두기로 했다.
영화는 아직은 아껴뒀다가
나중에 봐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지금은 책의 여운만으로도 한동안은 충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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