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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송의 프리렌 - 판타지에서만 가능한 사랑을 말하다. 본문

판타지 소설의 세부 장르 중 용사물이라고 불리는 게 있다.
용사물로 분류되는 판타지 소설의 전개는 보통 이렇다.
1. 마왕이 등장한다.
2. 용사가 마왕을 무찌르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3. 새로운 동료들을 만난다.
4. 동료들과 힘을 합쳐서 마왕을 무찌른다.
5. 평화가 찾아온다.
이러한 용사물의 전개는 너무 뻔하다.
늘 자주 먹던 아는 맛의 음식과 같다.
그렇지만 순대국밥 같이 항상 든든한 느낌이랄까
알면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고 먹고 나서도 배가 부르다.
장송의 프리렌은 이러한 용사물의
든든한 국밥 같은 공식을 모두 깨고 시작한다.
1번 마왕의 등장부터가 아닌
5번 평화가 찾아왔다가 이 작품의 시작이다.
심지어 본격적인 이야기는
마왕이 죽은 후로 몇 십년이나 지난 이후부터이다.
남주격인 용사 '힘멜'은 나이가 들어 죽는다.
그것도 1화만에 폭삭늙은 노인이 되서 말이다.
마왕을 무찌를 때 용사를 도왔던
다른 동료들도 모두 늙어버렸다.
일행의 치료를 맡았던 사제도
선두에서 몸으로 버티던 드워프도
얼굴에는 주름이 지고 흰머리가 나고
근육이 줄어들어 팔이 얇아졌다.
그런데 단 한 명 늙지 않은 동료가 있다.
바로 *엘프 마법사인 '프리렌'이다.
*판타지 소설 속의 엘프는 늙지 않고 불멸의 가까운 수명을 가진 존재로 등장한다.
'프리렌'은 용사 '힘멜'의 장례식에서
십 년이 넘는 시간을 그와 함께 했지만
그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에 크게 후회를 한다.
그제서야 그녀는 그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죽은 자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북쪽을 향해
프리렌은 새로운 모험을 떠난다.
북쪽을 향해 가는 길은
몇 십년 전 용사 힘멜과 동료들과 함께
마왕을 무찌르기 위해 지나갔던 길이었다.
프리렌은 길을 따라
오래 전 방문했던 마을을 하나씩 지나가며
옛 동료들과의 추억을 하나 둘 다시 떠올린다.
그리고
용사 힘멜이
아주 오래전부터
프리렌을 위해 준비한 선물을
하나씩 찾아낸다.
인간의 감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프리렌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
용사 힘멜이 프리렌을 너무나도 사랑했음을...
자신이 죽은 후
천년이 넘는 시간을 혼자 살게 될
그녀의 외로움을 걱정한 힘멜...
일부러 바로 마왕을 무찌르러 가지 않고
마을마다 들려서 크고 작은 골칫거리를 해결해주고
그 보답으로 용사 일행의 동상을 세워간다.
그 동상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마왕이 죽은 지 수십년이 흘렀지만
마법사 프리렌을 기억하게 된다.
죽을때까지 결혼도 하지 않고
그녀가 준 위험한 물건도
40년이나 소중히 간직하며
힘멜은 그녀를 기다렸다.
다시 재회했지만
혹시나 자기가 죽은 후에
그녀가 마음 아파할까 겁이 나
고백조차 못한
순정남 '힘멜'
프리렌보다 우리가 먼저 서서히 그에게 빠져들게 된다.
장송의 프리렌은
판타지의 가면을 쓴 로맨스물이다.

천년을 사랑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한 나약한 인간의 러브 스토리이며..
짧은 인생의 마지막 이후에도
그녀의 남은 천년의 시간까지
사랑하고 싶었던 용사 힘멜의
지고지순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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