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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궤도와 칼세이건

스푸79 2025. 1. 4. 22:00

 

과학유투버 '궤도'를 알게 된 건

그가 진행한 '안될과학'이라는 채널의 라이브방송을 보면서였습니다.

그는 시청자들을 '교수님'이라고 부르며

마치 대학원생이 교수님들 앞에 서서

한 주 동안 준비한 자료를 발표하는 듯한 컨셉으로 방송을 진행했습니다.

채널을 개설한지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매주 약 천 명 정도 라이브 시청자들을 꾸준히 유지하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본격적으로 '궤도'가 유명세를 떨치게 된 계기는

인기 유투버 침착맨과의 만담 중 한 발언이 때문입니다.

그는 귀신과 마주친다면

'지평좌표계를 어떻게 고정했냐?'고 물어 봐야한다고 했고

이 발언이 밈이 되어 '궤도'라는 사람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궤도'의 지평좌표계 드립 덕분에

공포영화에서 귀신이 등장할 때  '지평좌표계'라는 단어가 떠올라

더 이상 공포영화가 무섭지가 않게 되었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과학(?)의 강력한 힘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궤도'가 유투브를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에도 '칼 세이건'과 같은 과학 큐레이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똑똑한 편이지만

여전히 과학에 대한 지식과 관심이 부족하다고 그는 생각했습니다.

그의 라이브 방송 중 인상 깊었던 것이 바로 유사과학을 다룬 내용이었는데

그 영상을 본 많은 사람들이-저를 포함한-

그동안 믿고 있던 잘못된 과학적인 사실을 바로 잡을 수 있었습니다.

 

유사과학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선풍기 틀고 자면 죽는다.

- 이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요즘은 믿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 그래도 아직까지 믿는 어르신들이 좀 있는 거 같습니다.

 

산성비 맞으면 머리가 빠진다.

- 샴푸가 산성비보다 ph농도가 100배 정도 높다고 합니다. 탈모 방지를 위해서는 샴푸부터 쓰지 말아야하죠.

- 사실 이것도 전부터 알았는데 우산 없을 때 비가 오면 본능적으로 머리부터 가리게 되네요.

 

전자파 차단용 선인장과 스티커

- 방송을 보기 전에 몰랐습니다. 절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미세먼지에는 돼지고기가 좋다.

- 저도 방송 보기 전에는 철썩같이 믿고 있었습니다. 전혀 근거 없다고 합니다.

 

게임을 하면 뇌가 폭력적으로 변하거나 지능이 떨어진다.

- 일본 한 과학자가 별다른 실험이나 근거없이 이 주제로 책을 출판했는데 이걸로 큰 돈을 벌었다고 합니다.

- 국내에서는 몇몇 교수들이 이걸 차용해서 학구열에 불타는 부모님들 상대로 강의하면서 돈 벌이를 했다고 하네요.

 

밤에 먹는 사과는 독사과다.

- 늦은 밤에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되기 때문에 사과 뿐만 아니라 모든 음식이 안 좋다고 합니다.

 

'물(육각수)은 답을 알고 있다'라는 책으로 유명해진 물(?)입니다.

- 아래 짤로 대체하겠습니다.

 

혈액형에 따라 성격과 기질 정해진다.

- 이제는 MBTI로 완벽하게 대체된 거 같습니다.

 

위의 내용 외에도

음이온이 공기질을 개선하고 살균효과가 있다.

게르마늄 팔찌, 목걸이가 혈액순환 개선하고 면역력에 도움을 준다 등등

평소에 우리가 과학적이라고 믿었던 것들인데

그런 것들 중 잘못된 정보를 바로 잡는 내용이었습니다.

 

칼 세이건의 책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도

'궤도'가 다루었던 국내 유사과학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널리 퍼져있는 비과학적, 비상식적인 사실을 대중에게 알리려는 책입니다.

 

그가 이 책을 집필할 당시에

미국은 초능력자, 채널링(죽은 자와 대화하는 사람), UFO, 외계인납치, 미스테리서클, 심령사진, 최면술 등등

각종 초자연적인 현상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퍼지고 있었고

각종 언론과 미디어는

이런 현상에 대한 팩트 체크보다는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보도를 하는데 급급했습니다.

칼 세이건은 이 책을 통해

그러한 현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사실이 아님을 밝히고

사실로 계속 오인하게 될 경우

앞으로 벌어질 위험을 대중에게 알리고자 했습니다.

 

이 책은 꽤나 오래 전에 출판된 책이라

책에서 소개된 초자연적인 현상은

이제는 믿는 사람이 예전보다는 상당히 많이 줄어 들었습니다.

주말에 방영되는 TV 프로그램의 유흥거리 정도로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초자연현상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게 된 건

칼 세이건과 궤도처럼 과학을 정확하게 알리고자 하는 사람들의 노력도 큰 영향을 끼쳤겠지만

무엇보다 인터넷을 통해 쏟아지는 압도적인 정보량이

과거의 대중을 흔들던 유사 과학의 힘을 약화시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리고 여전히 믿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이제 지식이나 정보가 아닌

신앙의 영역으로 넘어간 거라 그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

 

19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미국 전역에 걸쳐 외계인에게 납치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그 이야기의 진실이 궁금하신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을 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_a9ujtjwws

 

제가 포스팅한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을 요약한 유투브 영상도 하나 첨부합니다.

이 책이 오래되기도 했고 많이 두꺼운 편입니다.

책 읽기 귀찮거나 바쁘신 분들은 이 영상 한편으로 충분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