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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어른 - 어른의 지혜는 경험이다

스푸♡ 2025. 5. 5. 23:30

 

 

영화 '굿윌헌팅'이 생각납니다.

 

MIT에서 청소부로 일하던 윌은 IQ 180을 지닌 천재입니다.
수학 교수가 수년간 연구해 겨우 풀어낸 문제를 단 몇 시간 만에 해결해 버리고,
오랜 경력을 가진 심리상담사의 사무실에 놓인 그림과 몇 분간의 대화만으로
그의 과거는 물론 성적 취향까지 정확히 꿰뚫어 봅니다.
그야말로 범접할 수 없는 천재입니다.

심리학자 숀은 수학 교수이자 오랜 친구인 램보의 부탁으로
윌의 심리 상담을 맡게 됩니다.
이미 수많은 심리상담사를 첫 만남에서 무력화시켰던 윌은
이번에도 예외 없이 숀을 자신의 놀잇감으로 삼으려 합니다.
그는 숀의 가장 아픈 기억, 세상을 떠난 아내의 이야기를 들춰내며
그를 고통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두 번째 상담 시간에 숀은 윌과 함께 호수공원으로 나갑니다.

그리고 어른으로써 그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줍니다.

제가 '굿윌헌팅' 영화 중에 제일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https://youtu.be/ftN1UMpXjis

 

숀은 대화의 시작부터 팩트폭격을 날립니다.

너는 그냥 어린애라고...

네가 아무리 많은 책을 읽고 똑똑한 머리로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있어도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낀 경험은 능가할 수 없다고 조언을 해 줍니다.

그리고 너가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말하고 싶었던 것

그런 대화를 할 때까지 숀은 기다리겠다고 얘기해 줍니다.

 

 

즐거운 어른

 

이 책은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후, 홀로의 시간을 누구보다 유쾌하게 보내고 계신 이옥선 선생님의 수필입니다.

작가님은 1948년생으로 올해로 76세이십니다.

할머니가 쓰신 책이라 믿기지 않을 만큼 

문장마다 재치가 있고 너무 유쾌해서 금방 한 권을 다 읽을 수가 있었습니다.

 

이 책 내용 중 '고독사'와 관련된 글이 있습니다.

작가님이 평소 즐겨 보는 '아는 변호사'라는 유투버의 '재혼금지령'이라는 영상을 보고 나서

고독사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을 댓글로 남기셨습니다.

-실제로 유튜브 영상을 찾아가서 댓글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댓글 달기 좋아하는 저는 작가님 댓글에 대댓글을 달았습니다. :)

그 작가님이 남기신 댓글을 발췌해 봅니다.

알고리즘 덕분에 아변님 가끔씩 뜨면 듣기도 하는 76세 할머니입니다.
대부분 공감하고 길지가 않아서 재미있게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고독사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에 한마디 하겠습니다.
재혼 아니고 첫 번째 결혼을 성공적으로 했어도 여자는 혼자 남을 확률이 더 높습니다.
남자들 평균 사망률이 더 높고 또 나이도 더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내 주변만 살펴봐도 많이 눈에 띕니다.
게다가 요즘은 자녀들도 노쇠한 상태의 부모를 직접 봉양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어차피 요양병원이나 또 다른 시설에 맡겨지겠지요.
인생이 절대로 꽃놀이 공원이 아닙니다.
자신의 노후는 자신이 단단히 세워 둬야 합니다.
저는 바람이 있다면 심근경색으로 고독사 하기를 바랍니다.
죽는 순간에 누군가의 눈에 띄기라도 하면 119에 실려 병원 갑니다.
그러면 중환자실에서 며칠 보내다가 겨우 회복되어도 결국은 요양병원행입니다.
그러니 죽는 순간에 들키지 않는 게 최곱니다.
최근의 경우로 가수 현미님의 죽음이죠.
그전날까지 자기 발로 나가서 노래도 부르고 뒷날 바로 죽을 수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죽고 바로 다른 사람의 눈에 띄었기 때문에 시신으로 방치된 시간이 길지 않았구요.
죽음 복 터진 사람입니다. 이것은 여기 오는 젊은 사람의 시각이 아닌 죽어도 아깝지 않을 나이인 제가 생각한 마지막입니다. 아변님도 아직 나이가 많지 않으니 이 문제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을 듯해요.
인생이 그리 간단한 게 아니랍니다.
...(중략)

 

옛날 조선 시대 마을에 제일 나이가 많은 사람을 '어르신'이라 부르며 존경했습니다.

무슨 문제가 생기면 그 어르신을 찾아가 해결책을 구하곤 했죠.

 

지금처럼 정보를 쉽게 기록하고 보관할 수 없었던 시절

많은 세월을 살아온 사람은 곧 지식과 경험이 축적된 '살아 있는 저장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정보-지식과 경험이 사진, 영상, 텍스트로 저장되고

클릭 몇 번이면 누구나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존경받을 수가 없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가끔 어르신들의 오랜 연륜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을 들을 때면 

책이나 영상으로는 결코 접할 수 없는 '살아 있는 지식'이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어른들의 진정한 지혜란 결국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