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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 아래의 작은 앤티크 숍-100을 주는 사랑은 위험하다. 본문

끄적끄적

에펠탑 아래의 작은 앤티크 숍-100을 주는 사랑은 위험하다.

스푸79 2024. 9. 11. 17:00

 


사랑에 관한 공식 같은 걸 생각해 본다.
좋아하는 사람의 성격, 재력, 외모를 수치로 환산한 다음
근의 공식이나 피타고라스의 정리처럼
잘 정리된 연애의 공식에 대입하면
연인이 될 확률부터
상대방이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결혼할 확률, 헤어질 확률 등등이
엑셀처럼
정량화 되어 그래프까지 뽑혀서 나오는 것 말이다.

수치화된 정보는
인간의 나약한 의지와 판단력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낮은 확률에도 없던 용기를 내서 고백을 하는 사람
괜찮은 확률에도 그냥 포기하는 사람
결혼할 확률이 낮게 나왔다면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호감은 있으나
다른 사람을 알아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가격을 논할 수 없는 아주 오래된 골동품을
발견한 감정사처럼 되고 말 것이다.

철저하게 분석된 모든 수치가

아무리 객관적이고 정확하다고 한 들

사랑 앞에서 모두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이다.

재력과 나이 따위
사랑 앞에서는
유투브 영상 앞에 붙는 4초 짜리 광고만큼도
영향을 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이상형에 대한 확고한 신념
외모나 패션 취향도
심지어 평생 믿어왔던 종교마저도
모두 무너질 때가 있다.
단지, 사랑이라는 이유로 말이다.

이제 제법 나이가 드니
사랑에 대한 원칙이 하나 생겼다.

누구를 사랑할 때 절대 100을 주지 마라.
30은 나를 위해 쓰고
상대방에게 70만큼만 주어라.
그래야 설령 헤어지더라도
또는 실망할 일이 생겨도
본인이 살아갈 수가 있다.
나를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
그리고 오래 사랑할 수 있다.
100을 주면 결국 제 풀에 지쳐버리고 만다.

500페이지 가까운 두꺼운 책인데
며칠만에 훅하고 다 읽어 버렸다.
책을 덮고나니 드는 생각
현실에 인물은 아니지만 걱정이 됐다ㅎ

아눅에게 완전히 빠져서
전부를 주고 있는
트리스탄이 나는 너무 불안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