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쿠바전통음악
- 에르난 디아스
- openAI
- 게임개발
- 단어가 품은 세계
- 고양이발 살인사건
- 나는 스물일곱 2등 항해사입니다.
-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 comfyui
- 숨결이 바람이 될 때
- 타자연습게임
- 부에노비스타 소셜클럽
- Ai
- 인생의 해상도
- gymnasium
- 매트로폴리탄
- 시집
- Gym
- 운석피하기 게임
- pygame
- Python
- 타이핑 몬스터
- frozen lake
- 나는 매트로폴리탄 미술관 경비원입니다.
- 타이핑좀비
- 황선엽
- 운석 피하기 게임
- Stable diffusion
- 트렌드코리아2025
-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 Today
- Total
스푸79 기록 보관소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 단, 혼자 있을때 본문

지하철 타고 가는 중에도 재난알림문자가 몇번이나 울렸는지 모릅니다.
역마다 '우천으로 잠시 정차 중입니다.'라는 방송도 계속 흘러 나왔습니다.
새로 승차하는 사람들의 바지끝단과 신발은 온통 빗물에 젖어 있었습니다.
'지구 종말의 날이라도 오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비가 억수로 많이 왔던 작년 여름 어느날로 기억합니다.
빗속을 뚫고 꾸역꾸역 사무실에 도착하고 나서
흠뻑 젖은 양말과 신발을 벗고
맨발에 슬리퍼로 갈아 신었습니다.
너무도 조용한 사무실을
한바퀴 돌아보니 출근에 성공한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우리팀에선 제가 1등을 했지만 별로 신이 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퇴근 전에는 비가 좀 그치길 바랬습니다.
적막한 사무실에 그냥 있자니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또각또각 울리는 키보드와 출력물을 내뱉는 프린터 소리가 없는
사무실은 도서관처럼 고요했습니다.
그리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아무 일도 안 했으면 좋겠다.'
비가 아주 많이 오는 것 빼면
많은 사람들이 천재지변 때문에 지각 한 것만 빼면
특별한 거 없는 날입니다.
어제 하던 일과 어제 마무리 못한 일을
주섬주섬 정리해서 따박따박 하나씩 처리해 나가면 되는
평소와 다름없는 그저 그런 똑같은 날인데 말입니다.
단지 사무실이 너무 조용하다는 그 이유로 하나로
아무것도 하고 싶어지지가 않았습니다.
이 책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에 본문 하나 옮겨 봅니다.
아침 지하철은 늦지 않고 역에 도착했고
회사 일은 별다른 이슈 없이 여느때처럼 순탄하게 지나갔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무난한 날씨에 야근 없이 집에 도착한 날.
그런 날이면 문득 나도 모르게 생각하게 된다.
"아... 행복하구만."
이 글을 읽으니
작년 그 여름날 조용한 사무실에
혼자서 한시간 넘게 노닥거렸던 생각이 납니다.
'아'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행복했습니다.
조용한 사무실에 혼자서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그냥 너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괜히 컴퓨터를 켜고 일하기 시작하면
그 좋은 기분이 날아갈까봐
팀장님이 출근하면 일을 시작해야지
그렇게 혼자 마음 먹고 실컷 노닥거렸습니다.
가끔 내가 애인지 어른인지 헷갈릴 때가 있는데
조용한 곳에서도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고
혼자서도 참 잘 노는 걸 보니
확실히 어른이 된 거는 맞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작가님 말이 맞습니다.
어른의 행복은 조용합니다.
그런데 조건이 하나 더 붙어야 합니다.
'단, 혼자 있을 때' 라고
'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스물일곱, 2등 항해사입니다. - 정박할 곳 없는 배처럼 (37) | 2025.03.02 |
---|---|
페인트 - 조금 쉬다가 (50) | 2025.02.22 |
인생의 해상도 - 굳이 (35) | 2025.02.03 |
트렌드코리아2025 - 대한민국 올해의 운세(?) (32) | 2025.01.30 |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 마흔은 아직은 모자란 것 같다 (66) | 2025.01.17 |